[본격적인 글에 앞서서..]
나중에 시간을 내서 이 블로그에 있는 글들을 한번 크게 갈아엎을 생각이기에 포스팅을 두번하기 귀찮다는 이유로 글을 안 쓰고 참고 있었는데..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순간이 왔네요. 제목도, 내용도 나중에 바뀔 수 있지만- 제가 하고픈 핵심 키워드를 담은 지금의 제목이 현재로선 나쁘지 않아 보이네요..

 

 

Scene 1.
2017년 2월, 제가 생애 처음으로 좋아하는 가수의 대면 팬사인회를 갔던 날의 일인데요. 제가 좋아하던 가수가 그렇게 유명하고 잘 나가는 가수가 아니었기 때문에 CD 한 장이면 들어갈 수 있었고.. 심지어 미달이었죠- 그때 정말 쭈삣거리며 팬싸 신청했고, 사람수 채우는 것이 쉽지 않겠구나 했는데.. 그때 그 음반점에서 팬싸 응모용 CD가 더 잘 나가던 다른 가수가 있었는데요.. 그때 보이던 이름이 특이해서 (누군지도 모르면서) 그 이름을 한참 잊지 않았더랬죠.

 

그게 제가 처음으로 「이달의 소녀」라는 이름을 본 순간이었네요.

이미지는 https://loonatheworld.fandom.com/wiki/YeoJin_(single) 에서 찾았습니다..

여러 정보를 바탕으로 나중에 찾아보니 아마 그때의 주인공은 여진이었을테고 제가 벽에서 본 포스터는 아마 이 위의 포스터였던 것 같네요. 첫 만남이 이러했기에 제가 이달의 소녀에 대해 가진 첫인상은 부러움이었죠. 찾아보니까 뭔가 거창한 프로젝트도 있는 듯 싶고.. 정말 아이돌 같았거든요...

 

 

 

 

 

Scene 2.

2017년에 제가 사인회에 갔던 가수가 하나 더 있는데요. 위에서 언급한 경우는 누군지 말해도 잘 모를 것 같아서 아예 밝히지 않았지만 두번째는 아마 아는 사람이 있을 것 같네요. 모모랜드라고..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제 덕질에서 빼놓을 수 없죠. 한번이지만 팬사인회도 갔고.. 여태까지 나온 음반은 거의 다 산 것 같고.. (심지어 일본 음반도 샀구요.. DVD 패키지를 사놓고는 못 보기도 하고.. 흑흑..) 메리 1기였고.

갑자기 모모랜드 이야기를 한 이유는, 모모랜드 초기 음반은 멤버들 각자의 thanks to가 있는데 첫 음반부터 주원이 친구 정은, 지우, 연정 등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2017년 8월 발매된 Freeze! 앨범을 보면

필요한 부분 외에는 blur처리했습니다.

저렇게 써놓으니 대체 김입술..이 누군지 궁금해지지 않겠습니까. ^^

주이의 친구인 김립, 츄가 있다는 이달의소녀..에 대한 친근감이 어느 정도 생겼고- 이 기억이 2017년 말부터 얼마전까지 4년 넘게 이어졌네요.

 

 

 

 

 

SCENE 3.

안타깝게도 제가 2019년부터 2021년을 해외에 있었기 때문에, 저는 이달소 완전체의 음방을 TV에서 본 게 Hi High 밖에 없구요. 이후 얼마나 화려한 활동을 했는지.. 얼마나 좋은 곡을 냈는지 모르는데요. 해외에 있다가 2021년 1월에 잠시 입국해서 자가격리를 했을 때 많이 본 프로그램 중 하나가.. 직전인 2020년 12월 내내 방영했던 '달리는 사이'였죠.

이건- 제 2017년 덕질을 장식한 게 모모랜드였다면 제 2016년 덕질을 장식한 게 (아이오아이 멤버로서의) 청하였기에- 청하 때문에 보기 시작한 건데요..

 

뭐지.. 이 치명적으로 깜찍한 생명체는..

달리는 사이는 본격 츄 입덕 힐링프로였네요.

 

 

 

 

NOW..

 

생각해 보니 이달의소녀는 제 덕질 생활에서 꽤나 많이 스쳤는데, 정작 노래를 들어본 적은 거의 없는, 특이한 그룹이네요. 그런 상태에서 맞이한 퀸덤 2. 이번에는 Kep1er 때문에 보는 건데요.. 팬 입장에선 이런 기회가 없죠. 발매한 음반이 하나뿐인 신인이라 인터넷을 뒤져도 볼만한 무대가 많지 않은데 갑자기 영상 클립이 쏟아져나오고 (재방송으로) 거의 매일 TV에서 보니까요. 그저 별다른 악편 없이 완주만 해줘도 땡큐이고.. 그 와중에 좋은 무대 만들면 정말 고마운 거고.. 다른 선배들과 친분 쌓으면 좋은 거고..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하는 아이 엄마 마음이 이거군요.

케플리안의 마음으로 보는 퀸덤2..에 대해서 할 말이 많지만 일단 패스하고- 저는 퀸덤2에서 최애가 이달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라운드 최고 무대는 shake it이었다고 생각하구요.. 3라운드 보컬 유닛 대결을 보고 나니 여한이 없네요.

저런 무대 남겼으면 된 거야..싶을 정도로 만족스럽네요.

의외라면 의외인 게- Kep1er 멤버라서 이미 영상을 많이 본 김채현, 서영은이라든지, 주이 친구라서 이미 알고 있던 김립, 츄는 노래 잘 하는 거 알고 있기에 기대감이 있을 뿐 놀라진 않았는데 (아, 영은의 비주얼에 놀라긴 했네요..) 시작을 끊은 하슬의 음색에 반했네요. 음색에 호감을 갖고 찾아보니.. 호감이 더 생기는 실력이더군요. 이렇게 좋은 그룹, 좋은 멤버를 알게 된 것 같네요. 조만간 음악CD 쇼핑을 할 때 이달소 음반도 하나 사볼까 하는 중이네요. 사긴 살 건데 뭘 살까 고민중..

 

그나저나 나비소녀라니 절묘한 선곡이네요.

물론 원곡이 뛰어나며, 원곡을 듣고 이번 무대를 보면 원곡만큼 힘이 나지 않고 약간 싱거운 느낌이 나는 것도 같은데요.. 그래도 최고였다고 생각하는 게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나중에는 못 볼 것 같은 모습'을 보였고, 단순한 비주얼만 소녀소녀한 게 아니라 멤버들의 음색을 잘 살려가며 화음까지 곱게 쌓아서- 자꾸 귓가를 맴도는 음악을 만들었네요.

듣고 있으면 가슴 한켠에 아련함이 생기면서 세상 모든 시름을 잊게 해주는 느낌.. 다 듣고 나니 나도 모를 눈물이 맺히는 느낌이라- 감히 평가를 내리고 싶지 않은 무대였네요.. 이런 조합, 이런 노래를 볼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싶네요. 요즘 힘든 일이 많아서 힐링이 필요했는데.. 이렇게 힐링을 하네요. ^^

설정

트랙백

댓글

'잡덕의 주절거림' 첫번째 뭉텅이는 작년에 쓰지 못한 글이었다면 두번째 뭉텅이는 따끈따끈한 이슈를 주제로 해서 두 개 연속 썼습니다. 다음 글부터는 다시 심즈4 적을 예정인데 마지막은 약간 다른 글을 적을 생각입니다.

걸그룹 얘기만 적으니 이상하고 보이그룹 얘기도 하나쯤 나올 때 되었구요.

 

저도 직장인이고, 출신이 이과이다보니- 연예계에 대해서 산업적인 면으로 보는 시선이 있는데요. 덕후의 입장이 아니라 투자자(주주)의 눈으로 본다면 무척 불안한 기업이란 생각이 듭니다. 대중의 취향은 너무나 빠르게 바뀌고.. 특정 멤버가 문제를 일으키면 어마어마한 타격이고.. 보유한 연습생 자원을 다 활용할 방법도 마땅치 않고.. (데뷔라는 게 매달 할 수 있는 건 아니죠.) 엄청 고민될 것 같네요.

 

이에 대해 한국에서 (당시) 가장 큰 기획사에서 내놓은 답 중 하나가 이거였습니다. 노래는 데뷔 싱글이라 할만한 두 곡 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걸로 골랐습니다. 노래에서 힘을 받는 느낌이 들거든요.

 

뮤비 하나 링크해놓고 '이게 답입니다'하니 모르는 사람에겐 쌩뚱맞겠는데요. 굴지의 기획사에서 '지금 우리가 내놓은 보이그룹은 멤버수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라고 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이후에 나온 걸그룹은 또 그렇지 않구요.) 그리고 유닛처럼 그룹명에 접미사가 붙은 앨범이 계속 나왔죠. 처음엔 U가 붙었고, 그 다음엔 127, 그 다음엔 DREAM, ...

물론 큰 기획사이고 연습생의 수가 많으니까 이게 가능한 거겠지만 컨셉에 맞게 멤버를 뽑아서 내놓는 느낌입니다. 예를 들면 NCT DREAM은 Chewing Gum 노래의 느낌도 그렇고 호버보드 탄 무대도 그렇고 청소년 느낌이 물씬 나죠. 이런 유닛 말고 곡마다 멤버가 바뀔 수 있도록 다른 유닛에 있는 멤버들까지 포괄하는 합집합 U도 있구요.

출처 : SMTOWN 홈페이지

지금은 몇명인가 해서 봤는데.. 사진을 잘 세어보니 23명이 있네요. 작년 AAA 올해의 앨범상이었던가.. 수상 그룹이 NCT라서 20명 넘게 올라왔던 사진도 봤구요. 무척 많다는 건 분명합니다.

 

확실히, 활동마다 멤버가 다를 수 있다..하면 위에서 적은 문제가 해결되긴 합니다.

문제가 있는 멤버가 있다? 빼면 되구요. 능력있는 연습생이 추가되었다? 다음 앨범에 넣으면 되구요. 컨셉을 바꿔야 한다? 그에 맞는 멤버를 고를 수 있습니다. 나쁘지 않다 생각했는데.. 소소한 문제가 있다면 대형기획사에서 하니까 기회의 부익부빈익빈이 생기는 것 같더군요. 23명이 골고루 출연하긴 어렵긴 한데.. 누군 혹사로 눕고 누군 안 보이게 되는 상황이 생기구요. 그리고 모두가 주목받을 수는 없는데 매 활동에 확정된 멤버가 없다면.. 무한경쟁인 거죠.

 

일단 결과만 놓고 보면 이제는 체계도 어느 정도 잡혀가는 것 같고, 음반도 100만 이상 팔고, 음원 성적도 괜찮고, 음방 1위도 하고 잘 나가고 있습니다. 잘 안 될 거라 생각한 적은 없지만- 이게 아이돌의 미래라면 제목에 쓴 대로 각 멤버가 하나의 부품, 교체가능 선수가 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무섭습니다.

농담삼아서 예전에 '멤버 수가 핑클(4명) 이상 되면 못 외워요'했는데 프듀를 보다보니 워너원(11명), 아이즈원(12명)도 구분이 가능해지더군요. 대중들의 다양한 취향을 정확하게 만족하기 힘드니 이것저것 준비하는 게 요즘 추세인 듯 해서 멤버수의 증가는 시대의 대세 같습니다. 앞으로 5년 뒤, 10년 뒤의 아이돌 판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다양한 유닛화가 좋을 것 같긴 한데 한편으론 그리 되면 슬플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 정작 음악 얘기는 별로 안 했는데.. 주제가 분산될 것 같아서 이들의 음악 이야기는 나중에 다시 올려야겠습니다. 좋은 곡 많은데 말이죠. ^^;

설정

트랙백

댓글

제가 직장생활을 시작했던 게 2011년이니까 어느덧 10년차가 되었네요. 그동안 때려치고픈 욕구도 많았을 정도로 우여곡절이 많은 생활이었는데- 10년동안 늘 궁시렁거리게 되는 걸 보면 원래 사회생활이란 게 그런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 하면서 새삼 느끼는 게 세가지쯤 있는데요..

 

직장은 선택할 수 있으나 상사는 선택할 수가 없다
'쎄하다'는 그냥 감각이 아닙니다... 그것은 nn년동안 당신이 살아온 인생의 경험을 모은 빅데이터입니다
쎄한 새끼를 거르려면 쎄한 새끼의 친구까지 걸러야 한다는 것을 일년이라도 젊었을 때 깨달았어야 했는데

 

첫 문장은 옛날부터 들었던 말이고, 두번째는 인터넷에서 출처 찾을 수 있고, 세번째는 이제는 삭제된 글 같더군요. 어쨌든 셋 다 회사생활에서 엄청 중요한 겁니다. 그러니까, 상사가 쎄한 느낌일 때가 문제.. 나이가 50이 넘으신 분들도 회사 내에서 이에 관한 문제가 생기는 것을 보면 인간 본성의 문제 같습니다.

 

카테고리에 맞지 않게 엉뚱한 얘기로 이번 글을 시작한 이유는, 예전에 관심가졌던 아이돌의 행보에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언제부턴가 연예계는 학폭/따돌림 문제가 쉬지 않고 나오는 것 같구요. 그나마 유명인이니까 이런 얘기 나오는 거지, 숨겨진 끔찍한 사건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이 안 됩니다.

2019.08.27 00:09 때의 유물을 발굴했습니다.

이 글의 주인공은 맨 위 영상에서 감초 역할을 했던 현주.. 이 스샷을 2021년 3월에 쓸 줄 몰랐는데- 2019년 8월의 캡쳐입니다. 활동종료 직후도 아닌 저때 왜 저렇게 쭉 봤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한국에 있는 PC, 예전 폰 자료를 볼 수 없는 터라 지금 갖고 있는 가장 오래된 캡쳐입니다. 저때 맨 위 영상의 조회수가 8.5만이었는데 지금은 약 26만이네요.

저는 프듀 시리즈만 열심히 본 게 아니라 더 유닛도 본방사수했습니다. 토요일 23시 시작인데도! 거의 다 본방 봤습니다. 보이그룹/걸그룹 다 좋아해서 남녀부 모두 재밌게 보긴 했는데.. 시간대나 내부구성상 크게 주목받지 못하겠구나 싶었죠. 그때 무슨 쎄한 느낌이 들었는지 믹스나인은 관심이 안 갔는데.. 쎄한 느낌은 빅데이터 맞다니깐요.

그때(첫방 기준 2017년 10월말) 기준으로도 신기한 참가자였습니다. 핑클과 젝키를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DSP라는 이름은 알고 있었고, 거기서 어떤 그룹이 나왔는지도 알았는데 (전)에이프릴 배우라는 이름으로 나온 10대 소녀라니 뭔가 혼란스러웠습니다. 아이돌을 했다가 9개월만에 쉬고 결국 배우 한다고 탈퇴했는데 배우로는 활동이 별로 없고, 다시 아이돌 리부팅 경연에 나왔거든요. 그때만 해도 소속사가 이상하다 생각했죠.. 지금 봐도 소속사가 이상합니다.

자료출처 : KBS Kpop 유투브채널. 유니티의 정체성은 (자칭) 섹시 현주, 그걸 귀여워하는 NC.A, 하나 더 들자면 깜찍한 곡하는 양지원 아니겠습니까.

이제 방송이 끝난지 3년이 넘은 시점에서도 기억나는 게 앤씨아-이현주 케미였을 정도로 방송 내내 엄청난 존재감을 보였고 최종 데뷔 이후에도 수많은 활약을 했죠. (너무 요약했나..)

 

그런데 지금 보니까.. 그때 뭔가 이상했던 건 다 이유가 있던 거였네요. 이제는 퍼즐이 끼워맞춰지는 모습인데, 유니티 영상을 보면 언니들 노래/춤 다 알 정도이고, 모습 보면 천상 아이돌이고 그렇게 밝게 나오는데, 걸그룹 활동을 1년 정도밖에 못 한 안타까운 케이스입니다. (사실 지금도 못할 거 없죠. 98년생, 아직도 20대 초반이니까요.)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이야 당연히 문제인 거고.. 동료도 문제였던 것 같고.. 사건이 터진 후 모습을 보니 소속사도 문제인 것 같고.. 당사자는 아직 그 소속사에 있고.. 곤란한 상태이네요. 

이번에 주목받는 영상 중 하나인데, 언제나 멤버들이 보는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중 하나가 오구설명서이죠. 이걸 보면 얼마나 예쁨 받나 (그리고 역시 섹시는 자칭이고 큐트 쪽인 게) 드러나는 듯 합니다. 저 멤버구성 그대로 지금 다시 나와도 관심 많이 받을 것 같기도 합니다.

 

 

말 나온 김에 적자면, 더 유닛을 재밌게 봤던 사람으로서 유니티 활동에는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최종 선발된 멤버가 프로그램 당시에도 나름 활동경력이 있었고, 케미도 괜찮고 실력도 있고 다 좋았는데.. 게다가 KBS가 밀어준 거고 경연 당시 받은 곡들 퀄리티도 괜찮았고, 잘 활용하면 멤버들에게 제2의 전성기를 줄 수 있었을텐데 너무 활동이 짧았고.. 용형에게 받은 곡인데 왜 이래요 싶은 난말야..로 활동을 마무리해서 종료의 임팩트도 크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한명이 참여 못하는 시기의 마지막 앨범 컴백, 그리고 뮤비 퀄리티를 볼 때 기획사 문제죠.)

그래도 다른 노래는 좋았습니다.. 뮤비에 비용을 많이 쓴 느낌은 아니래도- 많은 추억, 많은 생각이 들게 하거든요. 그리고 뮤비 중간에 각 멤버들이 '나에게 유니티란'하며 쓴 걸 보면.. 그때는 몰랐는데 알고 보니 그렇구나 싶은 사람들이 있네요.

같은 곡 또 올리긴 뭐하다만, 활동종료일 뮤뱅이 있었는데- 노래 잘 하는 구나..도 느껴지고 해체하기 싫구나..하는 것도 느껴집니다. (정말 마지막 순간은 같은 날의 팬싸였는데 거기선 멤버들 목소리가 많지 않았죠. 게다가 임소은씨 때문에 분위기 집중이 안 됩니다.. ^^;)

다시 모이기 힘든 멤버이긴 한데, 안타깝게도 현재 걸그룹 활동하는 멤버가 거의 없고 (냉정히 말해서 0이라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아직도 친분이 있는 듯 하니 말만 잘 되면 한번쯤 뭉칠 수도 있지 않나..하는 마음도 있네요.

설정

트랙백

댓글

제 일상에 대해 적을 일이 없어서 밝히지 않았지만,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았던 파견기간이 다음달 말에 종료될 예정입니다. 아르헨티나가 쉽게 올 수 있는 나라는 아니니 어쩌면 영영 다시 오지 못할 수도 있겠는데요.

4월에 파견이 끝나는 건 저 혼자의 이야기가 아니더군요. 얼마 전에 모 걸그룹 (민감한 시기라서 직접적인 이름은 다 빼고 글을 써보려구요.) 활동종료 관련 공지가 나왔던데.. 어느 정도 우려되던 상황이긴 했습니다만, 예나 지금이나 참 뜬금없는 방식으로 일처리하는 건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벌여놓은 게 이렇게 많은데 지금 종료하겠다고 하면 그것들은 다 어떻게 하나..싶기도요.

 

잘 모르는 제가 그리 길게 얘기할 건 아닌데.. 그냥 옛 생각이 나네요.

왜 '잘 모르는'이라고 했냐면, 너무 정을 깊게 주고싶지 않았고 제가 해외에 나온 뒤로는 애써 찾아보진 않았거든요. 그에 대해서는 우선 만화 링크를 하나 올립니다.

프듀 시즌2 예고편 보는 만화

프듀 시즌1,2 및 48까지만 해도 본방을 못 보면 재방이라도 찾아서 봤고, 매번 투표했는데- 이미 두번이나 데뷔 전후로 고생하는 걸 봤으며 활동이 끝나면 어떻게 되는지를 봤더니 세번째에는 그렇게 좋아했다가 끝날 때 아쉬워할 자신이 없어지더군요.

그런 면에서 앞의 시즌을 보고도 이번에도 팬이 되신 분들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나무위키에서 팬덤 문서 보면 '(그룹의) 모든 활동을 강박에 가까울 정도로 기록 및 보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각주 내용 : 이는 프듀에서 최초 결성되었던 그룹의 영향이 크다. 현재 해당 그룹 V LIVE는 삭제되어 정상적인 방법으론 볼 수 없으며 기타 자료들 또한 대부분 삭제된 상태이기에 이번도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보관하는 데에 집착을 보인다.)'라고요.. 이미 그때 한번 당해보고 또 좋아하게 된 분들인 거죠.

 

2주쯤 전에 제 멜론 플레이리스트 내 걸그룹별 곡 수를 적은 적이 있는데 그때 3번째 순위를 차지할 정도로 자주 듣는 편이었고- 관심은 많았습니다. 그런데 굳이 제가 관심을 갖지 않아도 이미 엄청난 인기라서요.

그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게 가온 인증이 아닐까 싶네요. 걸그룹 중 가온에서 인증한 Album Platinum(25만장 이상 판매)이 딱 세 그룹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둘은.. 쉽게 유추되니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이게 18년 1월 1일부터 시작된 거라서 (게다가 다른 둘이 15년, 16년 데뷔인데.. 그때는 최정상 걸그룹이라도 10만장 팔기 어려운 때였죠.) 현재까지는 유일하게 '국내에서 발매한 모든 앨범을 인증받은 걸그룹'이구요.

 

중간에 이러쿵저러쿵 말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논란을 딛고 어마어마한 성과를 보인 걸그룹인데요. 연장을 논의하는 것 같더니 이렇게 해체가 결정된 건 무척 아쉽습니다. 모든 것은 어른들의 사정이겠지만- 최대한 냉정하게 생각해도 굳이 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쨀 필요는 없을텐데.. 싶습니다. 팬덤들은 난리가 났구요.

 

저는 해외에 있고 인터넷이 느려서 온라인 콘서트 구매는 생각도 못했는데요. 인터넷으로 접할 수 있는 정보만 놓고 봐도 충분히 잔인한 연출인 것 같더군요. 참고로, 시즌1 그룹의 마지막 콘서트는, 제가 한국에 있었고 애착이 강했기에 실시간으로 봤는데.. 보면서 눈물 났습니다. 활동 내내 도와주는 것도 없더니 유일한 콘서트마저 그 모양으로 하냐..싶었습니다. 게다가 이번에는.. '혹시 활동을 연장하지 않을까? 이렇게 요즘에 활동도 많이 하는데?'했는데 너무 뒤통수를 세게 쳤네요.

 

시즌1때는 시행착오가 워낙 많았고 처음부터 '저게 될까?'하는 상태에서 시작한 오디션이었고- 시즌2는 한번 시행착오를 겪어서, 게다가 보이그룹이라서 팬덤 화력이 워낙 강했기에 신인상과 본상을 같이 가져가는 무서운 팀이었지만 (데뷔앨범 3주 활동에 음악방송 1위 15개.. 이런 기록 다시 안 나올 거에요..) 점점 소수의 멤버만 주목받은 느낌이었는데요. 세번째쯤 되니까 이제야 하나의 팀으로 예쁘게 잘 만들었는데.. (사실, 100% 시청자가 뽑은 팀이면 시즌1이나 시즌2처럼 뭔가 정돈되지 못한 느낌도 들고, 개인팬간 싸움도 있어야 정상일텐데 이번에는 너무 잘 정돈된 꽃다발의 느낌이긴 합니다.) 그래서 해체의 위기에서도 '유지하는 게 돈이 되겠다'했으니 유지가 된 거고 주판알을 굴려보고 아니다 싶었으면 시즌4처럼 종료시켜 버렸을텐데요. 그래도 더 유지할 정도로 도움이 된 건 아니었구나 할 따름입니다.

 

마지막으로, 아이돌 관련 포스팅인데 영상 하나쯤은 있어야 할 것 같은데요.

한국 활동곡은 식상하니 일본 활동곡으로 골라봤습니다. 아르헨티나에 있다보니 노래 제목에 이 나라 수도가 나온 게 신기해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딱- 적절하게 KPOP 느낌도 나고 JPOP 느낌도 나고, 뭔가 꾸몄는데 데뷔 초 느낌도 나는 곡입니다. 어중간.. 마침 일본어라서 노래 가사는 모르겠고, 그냥 예쁜 꽃 보는 기분으로 보면 되겠네요.

설정

트랙백

댓글

제가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세상은 돈을 많이 갖고 있으면 할 수 있는 게 무척 많더군요. 물론 사람이 돈이 많아도 할 수 있는 게 많긴 합니다만.. 회사는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작은 회사'의 '걸그룹'을 좋아해보니 확실히 그런 것 같은데요.. 제가 러블리너스가 아닌데도 지난 글을 쓴 이유는 퀸덤 중 Cameo 무대가 너무나 마음에 들었던 것도 있지만, 이번 글 때문이었습니다.

맨땅에서 데뷔하는 것도 아닌데 게릴라콘서트 3천을 못 모아서 데뷔가 늦어진 그룹을 좋아하다가, 데뷔 전부터 주목을 받은 그룹을 보니까 뭔가 다름을 느꼈는데요. 세상 모든 것에 부익부빈익빈이 있겠지만- 확실히 큰 회사는 뭔가 다른 것 같습니다. 이미 보이그룹, 걸그룹 다 있는 기획사의 동생그룹은 처음부터 받는 관심도 다르고 연습생들 실력도 출중하고.. 지원이나 소통도 다르고.. 많은 것이 다르네요.

그걸 무척 강하게 느낀 계기 중 하나가 이 '이어달리기'였습니다. 처음에는 노래인지 뭔지도 몰랐는데.. 로켓펀치 페이지에 짧막한 트레일러 영상이 나와서 '뭐지'해서 검색해보는데 알고보니 인피니트(성규) - 울림 루키(이제는 드리핀) - 골든차일드 - 로켓펀치 순서로 트레일러가 나온 거였습니다. (로켓펀치 혼자 컨셉 전달 못 받았는지 신나있었죠..)

그 다음날 마지막으로 러블리즈까지 영상이 나오고 며칠 뒤 음원 및 M/V가 나왔는데.. 남녀 혼성으로 다섯 그룹, 30명 이상이 이렇게 같이 부른 노래를 낼 수 있다는 걸 보며 울림은 큰 회사구나..하며 한편으로는 부러우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기쁜 감정이 있었습니다. 메리(모모랜드 팬덤)의 마음으론 부러움이고, 켓치(로켓펀치 팬덤)의 마음으론 기쁨이죠.

혼성그룹은 운영도 어렵고 (악뮤 같은 경우가 아니면 숙소부터 곤란하죠.) 공략층 잡기도 어려우니 기대를 안 하는데 혼성으로 부르는 노래는 언제나 매력적입니다. 작년 연말에는 로켓펀치가 드리핀과 must have love도 불렀는데.. 그것도 참 마음에 들었죠.

 

프로젝트 노래, 이벤트 공연도 좋지만..

회사 내부에서 친목이 가능합니다. (출처)

19년 5월에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우리' 쇼케이스 참석때라는데 데뷔전이라서 그런지 프로듀스48을 통해 이미 대중에게 선보인 세명만 보이는데 어린이 같네요. (쥬리는 예인보다 언니인데 21세기 동생들에 묻어가는 모습.) 

그리고 언니 동생 하는 사이가 있으면 이런 게 가능합니다. ^^ 러블리즈, 로켓펀치를 몰라도 보는데에 지장없는데.. 아는 상태에서 보면 정말 이런 시트콤이 없네요. 영상 댓글도 재밌구요. (러블리즈 리더께서 주량이 5병이셨구나..)

참고로 위 영상은 작년 9월 초 일을 다룬 것이고 그 뒤에도 사건이 있었구요. (예 : 쥬리에게 배신감 느낀 지애, 배텐 출연한 꼰대 유망주 예의바른 지애연희) 저는 한국이 아니라서 브이앱 보기가 어려운데 이런 친목을 보고 찾아서 보고 있노라면 정말 기분 좋아집니다.

 

원래 소속사 안에 그룹이 많으면 이러는가 모르겠지만, 러블리즈(8명) + 아이즈원 파견(2명) + 로켓펀치(6명) 해서 울림 걸그룹 세계가 있는 듯한 상황이네요. (여기선 소개하지 않지만- 아이즈원 은비가 로켓펀치 연희 놀리는 것도 있었고, 러블리즈 지애랑 로켓펀치 쥬리, 러블리즈 지수랑 로켓펀치 윤경의 친목도 있었고.. 상호작용이 많더군요.) 저는 한국에 있지 않아서 켓치 가입은 못했지만 로켓펀치 팬이고 (지난 글에 음반 구매한 사진도 올렸습니다), 프로듀스48 애청자로서 아이즈원 매우 응원하는데 러블리즈도 작년 하반기 이후로 많이 관심갖고 있네요. 다 이렇게 엮이는 건가 봅니다.

 

 

저런 게 보기 좋아서.. 만약에 제가 게임 내에서 연예계를 꾸민다면 저런 관계를 선보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려면 한 팀이 아니라 여러 팀이 있어야 한다는 거니.. 구상도 잘 하고, 준비도 많이 해야겠죠. 제가 작년 8월에 심즈4를 한번 엎었을 때에도 스타 탄생을 활성화시키려다가 포기했던 게.. 제가 오타쿠라서 제 마음에 들게 꾸밀 자신이 없어서였는데 고민할수록 상상의 세계가 커지네요.

아이돌 관련 끄적임 시리즈는 여기서 일단락하구요. 다음 글은 심즈4 이야기가 될 예정입니다. 진행하고 있던 챌린지도 마치고, 이미 언급한 챌린지까지 한 뒤- 스타탄생 팩을 활성화해봐야겠네요.

설정

트랙백

댓글

재발견..은 저에게나 재발견이지, 이미 인기 많은 걸그룹의 이야기입니다.

엠넷에서 하는 프로를 재밌게 보는 편인 저에게 뜻밖의 재미를 준 프로가 있었습니다.. 연습생도 아니고 현역 가수를 갈아서 만든 프로인 퀸덤..이죠. 로드투킹덤도 보고 싶었는데 해외에 있어서 못 봤고, 퀸덤(~'19.10.31)이 출국(11월에 출국했습니다.) 전 마지막으로 본 시리즈 프로입니다. 예고때 프로듀스 시리즈를 생각하며 '대체 무슨 생각이지'싶었는데.. 다들 이미 데뷔년차가 좀 되어서인지 컴피티션와 악편으로 가득한 모습이 아니더군요.

금요일 밤 11시대에 시작하는 프로듀스 시리즈는 본방사수 못한 적이 있는데 이건 목요일 밤 9시대 시작이라서 본방사수가 가능해서 열심히 봤는데요. 순위와 무관하게, 제 개인의 주관으로 인상깊은 무대가 딱 2개 있었습니다. 하나는 '너나 해'였구요. 다른 하나는

이겁니다.

객관적으로 봐서 러블리즈는 이 프로의 수혜자까지는 아닌데.. 저같은 非러블리너스에겐 '아, 맞아. 러블리즈가 저런 거 잘하지!'하는 걸 일깨워주는 무대였다고 생각합니다. 요즘같이 연예계가 레드오션인 상황에서- 뚜렷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데요. 게다가 저걸 데뷔 5년 후에 할 수 있는 거 보면 한때만 가질 수 있는 컨셉도 아닌 듯 하구요.

저때 살짝(?) 욕먹은 건 알지만, 러블리즈의 뭔가 다른 모습은 다음 앨범의 Obliviate에서 보여줬는데 괜찮아 보였습니다. 앨범 컨셉상 애교 없이 시크한 김지연씨가 나왔구요..

 

다들 아시는 거지만, 러블리즈는 이름부터 러블리~한 컨셉이 느껴지는데.. 보컬멤버 예명은 어딘가 다른 곳에서 들어본 적이 있다는 특징이 있죠.. 진.. 케이.. (전 라그하임은 몰라서 다른 한 예명은 노 코멘트.) 심지어 보이그룹도 이런 예명은 아니었는데 말이죠.. (태그가 살짝 의심스럽긴 합니다..)

그리고, 1분 32초~34초, 3분 20초의 이거 뭐에요.. 아무리 봐도 그거(?)잖아요. ㅋㅋ 이지오프님, 왜 그러셨어요..

 

그리고 지난 글에서 얼굴형 이야기를 잠깐 꺼냈는데.. 울림 걸그룹 인재는 이렇게 생긴 것 같습니다. 이지오프님 취향은 확고한 것 같습니다. ^^

안타깝게도 지금은 둘 모두 이때보다 훨씬 얼굴이 마른 것 같네요.

 

여기서 끝내기는 뭔가 아쉬우니 뭔가 또 없을까 하며 뮤비 보다 보니 (유튜브는 한번 보면 헤어나올 수가 없습니다..) 타이틀곡 음색이 다양했던 것 같은데 (예를 들면 Desnity.) 왜 러블리즈 하면 다 Candy Jelly Love, Ah-choo 같은 느낌일 것만 같나 모르겠네요. 정작 첫 음방 1위인 (아츄보다 한참 뒤의) '지금, 우리'..나 역시 1위를 차지해본 '그날의 너'같은 곡은 훨씬 쿵쾅거리는 느낌인데 말이죠.. 그러고 보니 러블리즈 하면 떠오르는 Ah-choo, Destiny 모두 음악방송 1위는 못해봤군요. 추억보정인가..

걸그룹 인기를 뭘로 측정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음방 1위, 뮤비 조회수, 시상내역 등이 '생각보다' 적어서 신기했습니다. 왠지 한 시대를 풍미했을 것만 같은데.. 아마 러블리너스 화력이 좋아서 음반도 어느 정도 팔리고 콘서트 성적도 괜찮으니 저런 수치에 크게 신경 안 쓰는 것 같습니다. (사장님이 덕후라서 남들 시선 신경 안 쓰는 듯..)

 

다음 글에서 추가의 보이그룹/걸그룹이 나오지 않을 거라서 잡담을 하나 추가하자면, 저는 저 직업에 대해서 무척 높게 평가하는 편입니다. 요즘같은 험한 세상에 외모에 신경쓰는 감정노동자를 한다는 게 대단한데, 단순히 경쟁의 치열함만 놓고 봐도- 서울대 대학생 숫자가 1만 7천쯤인데, 대중이 알고 있는 20~24세 보이그룹/걸그룹의 멤버가 몇이나 되겠습니까. 말도 안 되는 경쟁률인데 그 경쟁을 뚫고 대중의 기억에 남는다는 건 어마어마한 겁니다. 직업으로서 보면 그 좁은 영역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생을 할까 생각이 들더군요.

설정

트랙백

댓글

심즈4 이야기만 있던 블로그에서 아이돌 이야기를 연속으로 쓰니까 뜻밖으로 보이겠는데요. 어쩌면 이번 글이 그 두가지 주제의 연결의 시작점일 수도 있겠습니다. 왜 심즈4 얘기를 하다가 아이돌 이야기를 하는지.. 글의 마지막에 적을 예정입니다. ^^

 

지난 글에서 제 멜론 재생목록을 간단히 분석해서 적었는데..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엄청나게 뚜렷한 특징이 있었습니다. 언급한 걸그룹은 모두 엠넷의 아이돌 경연프로와 관련이 있죠. 엠넷에서 뭘 많이 했었는데, 올해 초에 한국 갔을 때에 엠넷을 많이 안 봤지만, 이번에도 뭔가 준비하고 있는 걸 봤습니다.

아이돌을 뽑는 프로라니, 처음에는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는데요. 두번의 프로듀스101은 101명 중 고작 11명이 최종선발되었고, 그 뒤의 프로듀스48은 96명 중 고작 12명이 뽑혔으니 (그 뒤에 한번 더 있는데.. 최종선발된 멤버조차 활동을 못해서 일단 뺍니다.) 선발률이 고작 10% 안팎이었죠.

당연히 그 결과물의 질이 좋을 수밖에 없는 게.. 수많은 소속사에서 온 연습생 중 대중이 보고 고른 10%이니 각각의 멤버의 매력, 실력, 팬덤이 어지간한 그룹 최고멤버 수준이며 그게 모인 거니까 늘 화제의 중심이고 어마어마한 성과를 보일 수 밖에요.

 

그런데 바꿔서 보자면 90% 가까이는 선발되지 못하는 거죠. 안타깝게도 제가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응원했던 사람은 선발되지 못했습니다. 프로듀스48에서 응원했던 미호는 이미 적었죠. (다른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응원했던 사람들이 누군지는 비밀입니다. 이 글의 주제가 아닌데 나중에 쓸런지 모르니까요.) 그런데 그때 '차마' 데뷔하라고 투표하기 부담되었던 멤버도 있었습니다. '과연 저 사람이 여기서 선발된다고 한국에 올 수 있을까?'싶은 사람들..

프로듀스48에 참가한 일본인은 (한 사람 빼고) 연습생이 아니라 이미 걸그룹 멤버였던 건데.. 일본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멤버도 있었지만, 일본에서 멤버 투표 1위를 넘보는 인기멤버도 있었고- 차세대 리더라고 모두 말하던 멤버도 있었습니다. 아, 일본에서 투표 1위를 했는데 프로듀스48 왔고 자진하차한 멤버도 있습니다.

 

AKB에서 투표 1위를 넘보던 인기멤버 사쿠라는 프로듀스48에서도 상위권을 달리다가 최종 2위로 뽑혀서 아이즈원이 되었죠. 1화부터 12화까지 최고의 화제성과 인기를 달리던 터라- 해당 프로의 간판, 얼굴마담이었고, 조작이고 뭐고 해도 떨어질 수 없는 멤버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차세대 리더라는 말을 들었던 멤버 (리더라니까 소소하게 느껴지는데, AKB48 계열 수백명 전체의 총감독 후보였고 이미 20명 정도되는 팀의 캡틴이었습니다.) 쥬리는 프로듀스48 내내 데뷔권 약간 밖에 있다가 최종적으로 16위를 해서 선발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해에 울림의 걸그룹 로켓펀치의 쥬리가 되었죠!

울림쪽에서 제안했다고 하던데요, 울림에서 반기는 외모가 분명히 있는 것이 틀림없습니다. 티비에 나온 것을 찍어서 화질이 좋지는 않은데.. 울림의 선배 걸그룹에도 이런 외모가 있습니다! ^^

여튼, AKB로선 해외기획사 간다며 졸업한 경우가 없는데 그 첫번째 케이스가 제법 인기있고 이미 팀 하나의 리더인 사람이라 다소 놀랐습니다. 회사로 따지자면 회사에서 인정받는 부장이 갑자기 말도 안 통하는 외국계 회사 사원 한다고 때려친 겁니다. 게다가 데뷔에 대한 출사표.. 프롤로그의 첫 문장으로 "소중한 시간 속에서 지금만 가능한 도전을 하며 전력으로 살아간다"라는 말을 하다니 멋지지 않나요.

 

정말 멋진 건.. 말 뿐이 아니라 그렇게 8년의 일본연예계 생활을 뒤로 하고 정말 열심히 노력을 했다는 겁니다.

외국에 혼자 던져진지 1년여만에 노래 스타일, 한국어 실력 면에서 저렇게 되다니 중간과정을 자세히 알 수는 없지만 강한 의지가 느껴졌습니다.

이런 영상이 남을 정도로.. 한국인과 한국어로 소통이 된다는 거죠. 참고로, 일본어 쓴 멤버인 소희는 일본인 멤버를 위해 일본어를 엄청나게 연습하는 게 알려져 있습니다.

 

97년생이고 한국으로 오겠다고 한 게 2019년이니 고작 22살의 나이, 소녀라 할 만한데 그 나이에 걸그룹 은퇴를 생각해고 그 이후를 찾아봐야 한다는 저쪽 동네도 신기하고, 과감히 한국에 와서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는 것도 대단합니다. 지금 볼 수 있는 것을 보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며 두려워하지 말고 계속 도전해 나가는 모습.. 앞으로도 기대하고 있구요.

 

로켓펀치, 저도 앨범을 샀는데 포토카드에 누가 나와도 상관 없을 정도로 골고루 좋아합니다. 처음에는 쥬리나, 프로듀스48에 울림 연습생으로 나왔던 수윤, 소희를 보고 입덕한 사람이 많겠지만 계속 보다보면 다 매력이 있고, 모두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이더군요. 그래서 누가 보컬이다, 누가 댄서다, 누가 래퍼다 하는 구분도 없는 올라운더 그룹이구요. 울림에서 아이즈원 파견(?)중인 두 사람이 복귀한대도 안 넣어도 충분한 상황입니다.

 

 

글 위에서 언급했던, 심즈4 얘기 하다가 아이돌 시리즈가 나온 이유 중 하나가 이 글과 관련이 있습니다. 프로듀스 시리즈를 다 본 제가 심즈의 세계에 연예계를 넣겠다면 '누가 뽑히는가'에 방점을 두는 게 아니라 '뽑히지 못한 이의 뒤는 어떤가'를 넣고 싶습니다. 챌린지라는 틀에 넣고 싶진 않아서 어떻게 보여야 할지는 (다른 분의 아이돌 챌린지를 보며) 궁리하겠지만- 제 심즈4의 델 솔 벨리..에 넣고 싶은 모습 두가지 중 하나는 이거였습니다. 두번째는 다다음글에 등장할 예정입니다.

설정

트랙백

댓글

아이돌에 대해 주절주절 적다보니.. 제가 누구를 좋아하는지 적는 글도 있어야겠네요.

남미까지 와서도 멜론을 듣다보니 어느새 멜론 VIP 등급이 되었던데.. (VIP 등급이 뭐 별거 있나요, 3년동안 계속 듣고 있으면 VIP죠.) 해외생활 중이다보니 이동중에 한국노래 듣고픈 때가 많이 있고, 멜론에서 미리 받은 노래 듣는 것이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 멜론 재생목록을 보니 151곡이 있던데.. 그룹별로 몇곡이 담겨있는지 세어봤습니다. 그 결과 모모랜드 27곡, 로켓펀치 14곡, IZ*ONE 12곡, I.O.I 6곡, promis_9 5곡, DIA 5곡, .. (4곡 이하는 생략) 이더군요. 가장 많은 그룹도 불과 18%의 점유율을 지닌 거 보면 다양한 편이라 생각하는데요.

다만 1위가 뜻밖일 수 있는데, 저는 여기 오기 전까지 발매된 모모랜드의 앨범을 (일본 앨범 포함해서) 모두 샀었고, 팬카페도 2016년부터 가입했고, 팬사인회도 갔고, 메리(모모랜드 팬클럽) 1기랍니다. 직장인이라 열성적으로 걸그룹 쫓아다니거나 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관심갖고 보는 편이죠.

 

제목에서도 느껴지지만 제가 가장 좋아하면서도 탑 클라스라고 말하진 않고.. 논란이 많은 편인 거 알고.. 소속사가 뭐하는지 모르겠다 싶을 때도 많고.. 합니다. (팬이 좋아하는 소속사라는 게 있긴 한가..) 다만, 일반인이 느끼기에 탑클래스가 아니라는 거지 충분히 대단한 걸그룹이라고 생각하는데 잠시 자랑하는 시간 갖자면,

아시나 모르겠는데.. 뿜뿜 M/V 조회수가 현재 4.9억인데 K-POP 걸그룹 뮤비 중 이보다 조회수 높은 건 블랙핑크(여러 곡), 제니(SOLO), TWICE(TT, Likey) 뿐입니다. 그리고 저 곡 하나만으로도 대단한데 조회수 2.1억짜리가 또 있구요. 2억도 대단한 게 SM/YG/JYP 빼고 걸그룹 M/V 조회수 2억 넘는 건 모모랜드와 마마무 둘 뿐이며.. 이제 에버글로우가 합류하려는 상황입니다. 걸그룹은 아니지만 아이유도 곧 2억 하나 나오겠구요. 한 마디로, 무시할 수 없는 족적을 남긴 걸그룹인 건 맞습니다.

 

그룹 초기부터, 아니지, 모모랜드를 찾아서 때부터 관심갖고 봤는데- 중소기획사라 크게 기대는 안 했지만, 그래도 데뷔 후 나름대로 차근차근 인기몰이를 해서, 직업만족도 100%를 보이는 듯한 간주타임 댄스로 관심을 받더니 정신 하나도 없는 음료수 광고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고 그 후 짠~하고 엄청난 히트곡을 냈습니다. (저는 꼼짝마..때의 곡이나 멤버 역할 배분이 가장 마음에 들었지만- 뿜뿜이나 BAAM 정도까지는 인정입니다.)

멤버들과는 무관하지만- 인기와 함께 그간 참 많은 논란이 찾아왔는데 소속사에서 대응을 잘해줬으면 좋았을텐데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특히 멤버수 감소 관련. (한숨) 안그래도 훅 불면 날아갈 크기의 팬덤이었는데 그걸 박살냈습니다. 덕분에 엄청난 히트곡 및 인지도를 갖고 있고 음악프로 1위 숫자가 두자리인 나름 인기그룹이며 멤버 사생활에 문제있는 것도 아닌데 한국내 팬덤은 정말로 한줌이고, 음반성적은 처절하죠..

 

보고 있으면 지치는 상황이며.. 그래서 마음이 많이 떠났었는데, 그래도 영상 나오면 미소짓고 보게 되더라구요.

그것도 무슨 거창한 영상이 아니라.. 그냥 다같이 잘 지내는 모습만 봐도 미소짓게 된다랄까요. 이 영상의 몇달 전에 엠카 1등 소감에서 너무나 힘든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덤으로, "Starry night"라는 노래도 좋았습니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본 적 있는데, 팬덤의 사랑은 가장 고귀한 단계의 사랑 중 하나다..하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뭔가를 베풀면서 그에 대한 보답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뭘 어찌 하려는 것도 아니니까요. 저 또한, 좋아하는 걸그룹에 대하여 음악프로 1위 많이 할 필요 없고 광고나 많이 받고 적당히 노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인 걸 보면 크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정말 멀리 돌고 돌았지만- 드디어 뿜뿜의 컨셉을 벗어난 음방을 한 작년 가을 앨범도 마음에 들었구요. 이젠 간간히 뿜뿜도 나오는데 그간의 우여곡절 때문인지 6인조의 뿜뿜은 예전의 흥이 없더군요. 그리고 위 스샷은 타이틀 곡이 아니었는데.. 여기는 한국과 12시간 시차가 있으니 새벽에 우연히 영상 봤는데, 보면서 흠칫했습니다.

공식채널에 공개된 영상을 보고 또 한 번 흠칫했구요. 멜로디가 약간 슬픈 것도 있지만 영상에 들어간 장면을 보면 예전 활동내용이 골고루 조금씩 들어 있거든요. 혹시 뭔가 안 좋은 소식이 들리려나..했습니다.

 

아마 작년에 글을 공개했으면 우려로 글을 마무리했을텐데, 다행히 올해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

어느덧 데뷔 5년차 중견그룹인데, 국내 팬덤이 워낙 작아서 해외활동이 중요한데 코로나 시국이라 안타깝긴 합니다.. 그래도 뭔가 계속 활동을 하긴 하고 있고.. 뭔가 나오면 계속 쳐다보게 하는 마성의 매력이 있네요. (전 TikTok을 안 해서 이번 활동이 뭔가 싶었습니다. 그러니까 해외 콜라보..인 거죠?)

설정

트랙백

댓글

지난 글에서 저는 아이돌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제가 접할 수 있는 범위에서 (teen) IDOL, 그러니까 '(십대들의) 우상'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건 한 팀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세히 보면 누군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룹명도 적혀있습니다.

 

 

 

 

 

 

 

 

 

 

 

 

 

 

네, BTS쯤 되어야 우상이죠. ^^

 

#1 처음 머릿속에 들어온 때

물론 그 전에도 이런 신기한 이름의 보이그룹이 있다는 건 알았습니다만- 처음으로 그들의 음악을 주의깊게 들은 건.. 다소 의외로 신발광고였습니다. 물론 그 전 앨범의 'I NEED U', '쩔어'도 알긴 했습니다만.. (가요프로 첫 1위는 I NEED YOU죠.) 이 노래가 참 오랫동안 귓가를 맴돌았죠. '저 신발 광고 노래가 뭐지?'하면서 거꾸로 찾아서 들었던 그 노래..

 

#2 너무 좋았으나- 하필 그때였나

2016년 봄의 불타오르네도 물론 좋았지만-

가을의 피 땀 눈물.. 저는 BTS가 이때부터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해 가을은 아이오아이 팬인 저에게 참 잔인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 앨범 발매(10/17) 기준으로 전주(10/10)에 피 땀 눈물이 나오고 다음 주(10/24)에 TWICE의 TT가 나왔죠. 둘 다 너무나 좋은 곡이라 뭐라 말은 못하겠는데 타이밍에 가슴 아팠죠.

 

#3 그리고 결정타..

(중간에 앨범 하나 설명이 비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닙.. 웁웁)

이제 빌보드 Hot 100에 오르는 그룹이 되었습니다. 그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습니까. 또 하나의 기록이 있다면, 이걸로 유튜브 조회수 10억을 찍었죠. 아마 현재까지 K-POP 보이그룹 중 유일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 뒤로는 전설이 되었죠.. FAKE LOVE로 빌보드200 1위를 찍고, 작년엔 여러가지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더니 결국 K-POP 최초의 빌보드 Hot 100 1위까지 찍었죠..

 

 

다들 알고 있는 사실 새삼스럽게 적은 거긴 한데요. 왜 적었냐면,

#4 해외에서 느낀 BTS

사실, BTS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한국 밖에서 느끼게 됩니다. 2018년에 처음 남미 출장왔을 때, 일행들끼리 맥도널드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데 한국인이냐며 사람이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한국인이면 mili(?) 아냐고..하는데 얘기해보니까 BTS더군요. 그때 이미 여기 소녀들 사이에서는 한국에 대해 BTS의 나라..라는 생각이 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는 못 느끼지만- 동양인은 전세계 어디를 가나 무시되는 느낌이 듭니다. 백인이야 말할 것도 없고, 흑인도 동양인을 깔보고, 아랍인도 동양인을 깔보고.. 한국인과 중국인을 잘 구분 못해서 도매급으로 무시당하고 말이죠. 여기서 교포 직원 만나보면 어릴 때 괴롭힘을 많이 당했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그 인식이 조금씩 바뀌고 있는 계기가 K-POP이고 한류문화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BTS가 있죠. 이제는 그냥 단순히 인기있는 보이그룹이 아니라- 해외에서 한국을 떠올릴 때 나오는 이름이 되었습니다.

제가 위의 일을 겪었을 때의 BTS 앨범은 LOVE YOURSELF 結 'Answer', 그러니까 IDOL 발표했던 시기일텐데요.

세계적인 파급력을 가졌을 때 이렇게 멋지게 한국의 멋을 곡에 녹여낸 것을 보며 BTS는 정말로 보통 가수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저 뮤비를 보는 순간 IDOL이며 ARTIST가 맞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한글자막 가능) 뭐랄까.. 고궁이 이렇게 섹시하게 나온 적이 있나 싶습니다.

 

#2.5 단순한 우상이 아닌 아티스트

지금까지의 설명에서 피 땀 눈물..과 DNA..의 사이 앨범을 빼고 이야기를 했는데요.

둘의 사이 앨범 타이틀은 '봄날'이죠. 저는 지금 늦여름을 겪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 노래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네요. BTS가 그냥 뛰어난 비주얼과 퍼포먼스를 보이는 우상과 같은 존재라면 해외는 둘째치고 한국에서 인정을 받을 수 없을 겁니다. 지난 글과 연결되는 얘기인데- 한국은 참 무시무시한 나라인 게 보이그룹,걸그룹이 멋있고 예쁜 건 기본이고, 춤도 잘 해야 하는데 노래도 잘 나와야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이 노래는 좀 무서운 노래입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서 멜론 TOP100 1474일째 연속 진입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2017년 2월 13일 발매 이후 4년이 넘었지만 하루도 멜론 차트를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처음에 BTS에 대한 글을 쓰려던 때가 8월이었는데 그때도 차트에 있었는데 오늘 보니 40위대에 있습니다. 이 노래는 계절도 안 타요..

그리고 앞의 글에도 있던 노래,

전하지 못한 진심..도 빼놓을 수 없죠. 워낙 BTS가 앨범이 알차서 수록곡을 일일이 알지는 못했고.. 앞의 글에 나온 그 무대 때문에 뒤늦게 알게 된 곡이었지만 이런 곡을 보면 훌륭한 아티스트임에 틀림없습니다.

이 정도쯤 되면.. 존경과 경배의 대상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설정

트랙백

댓글

제가 아이돌 이야기를 하게 되면 우선 언급해야지 했던 주제이지만, 얘기하다 보면 조심스러워지는 요소가 한둘이 아니라서 첫 비공개저장 이후 무려 300일이 지났지만 완성하지 못한 이야기네요. 1년을 묵히면서 상황이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처음은 이 이야기여야 하지 않을까..싶습니다.

 

저는 IDOL이란 단어를 좋아하진 않습니다. 교리교사까지 했던 한때 열성적으로 종교를 가졌던 사람으로서, idol(우상)이란 단어에 약간 거부감이 있습니다. 사람을, 사이비 신자들이 섬기는 황금송아지에 빗대는 느낌이 드니까요. 그래도 그 단어가 이 글의 주인공에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우선, 저는 상당한 친일, 친중 성향의 오타쿠입니다. 일본 게임과 일본 만화를 위해 일본어를 배운 뒤- 일본어로 채팅하며 온라인게임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중국에 파견근무한 적이 있는데 그때 중국에 살면서 중국을 무시할 수 없고, 배울 건 배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지요. 현재 스페인어권에 살고 있지만 스페인어 익히는 걸 게을리하는 것과 비교되는 일이죠.

 

제가 어렸을(?) 때에는 일본문화가 공식적으로 들어올 수 없었는데, 그때에도 오타쿠들은 몰래몰래 서로의 자료를 공유하고, 모뎀으로 하이텔이나 천리안 등에서 다운받으며 문화생활을 즐기며.. 아, 너무 옛날얘기 같군요. 어쨌든 그때에 ZARD라든지.. SPEED라든지.. X JAPAN이라든지.. 일본 노래 많이 들었고, 에반게리온, 공각기동대의 장면을 두고 한참을 떠들었습니다. 일본 애니에 대한 건 포스팅 여러개로 쓸 정도로 할 말이 아주 많은데 주제에서 벗어나니 일단 생략하구요.

 

그런 제가 마지막으로 알고 있던 일본 아이돌이 2010년 쯤의 AKB48이었는데.. (2010년대는 저도 먹고 살기 바빴고, 이미 한국의 아이돌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춘 시기였죠.) 어느날 갑자기 한국의 경연프로그램에 그 AKB가 우르르 등장하는 사건이 생겼습니다. 조작의혹과 별개로 저는 프로듀스101 시리즈를 보이그룹,걸그룹 할 거 없이 모두 잘 봤습니다만 (그때도 '저거 조작하는 거 아녀?'..하며 봤는데.. 쩝..) 프로듀스 48 소식을 듣고 무척 신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솔직히 말해서,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했습니다. 일본에서 잘 활동하고 있는데 굳이 한국까지 와서 연습생들과 경쟁할 필요가 없을텐데..싶었는데 그래도 한 사람은 그럴 수 있겠다 한 것이 바로,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먀오입니다.

 

먀오..는 누가 이름을 잘못들어서 생긴 별명이고 이름은 미야자키 미호인데 (Miya..로 시작해서 뭔가 o..로 끝나서 먀오라고 들은 듯.)

나무위키 : 미야자키 미호

어떤 인물인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연말 가요제에 한복입고 등장한 적 있고 한국에 50번 이상 와봤다는..

혼혈 아니고, 한국 살았던 적 없는 일본인입니다. (한글 글씨가 저보다 낫네요.)

꾸준한 친한 발언 때문에, 안 그래도 적은 수의 팬이 더 줄어서 한국인들조차 '한국얘기 더 안 해줘도 되요'하는 캐릭터였고- 한국 사랑 때문에 일본에서 고생한 걸 아는 팬들이 프로듀스 방송 내내 많이 홍보했죠. 이제는 다 지나간 얘기지만- 12명까지 선발인데 15위로 탈락했구요. (13위, 14위가 실제로는 순위 내인데 조작으로 밀려난 거라는데, 15위는 아니었나 봅니다.)

친한파 이미지만 있는 게 아니라 노래도 잘 했습니다. (영상의 네명 중 한국인은 한명뿐이었는데 저렇게 부르다니..) 제 원픽이었는데.. 데뷔직전 순위발표에서 2위까지 했는데 아까웠죠.

 

일본인이니까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다만- 작년 4월에 시작한 유튜브 채널의 경우 (벌써 개인 유튜브 개시 후 300일이 넘었군요.) 한글 자막이 영상에 자체적으로 들어있으며 내용도 한국과 관련된 게 많은, 여전히 친한파의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SNS를 보면 일본어보다 한글 댓글이 더 많습니다.

 

프로듀스48이 몇년 일찍 시작했다면 훨씬 해볼 만 했을텐데.. (93년생이라 2018년 당시에도 경연자 중 가장 언니였습니다. 게다가 2007년 데뷔라서 어지간한 트레이너보다 연예계 선배!) 또는, 프로듀스48 이후 한일관계가 안 좋아지고, 이어서 코로나19가 터지지 않았으면 많은 활동을 할 수 있었을텐데 여러가지로 아쉬움이 있는 케이스이죠.

게다가 경연이 끝난 뒤 2년 반이 흐르는 사이에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더 어리고 일본에서 더 인기 높았던 멤버들이 한국어도 더 잘 하는 상황이 되니까 친한파로서의 장점도 많이 까먹었습니다. 다음번에는 더 어리고 더 인기높았는데 한국말도 잘 하게 된 경우를 소개하는 것이 순서이겠군요.

 

전에도 언급한 적 있는데 일본은 과거문제도 있고, 마냥 좋게 지낼 수는 없는,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일본문화가 나쁜 건 아니지만 제국주의에 대한 건 희화화할 수 없는 것이구요. 아직도 Snowy escape 안 샀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본인을 배척하는 것 또한 잘못된 거죠. 그런 의미에서 한국에 돈 벌러 온 것도 아니고, 정말 K-POP을 좋아해서 한국을 공부한 일본 아이돌로 잡설을 시작해봤습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호칭을 생각했을 때 '걸'그룹 멤버..라기엔 나이가 좀 찼으며, AKB가 걸그룹이라기에 너무 크다보니, 프로듀스48 볼 때 정말 열성적으로 좋아했던 기억을 담아 아이돌이라 부르는 게 가장 어울리는 듯 합니다.

 

마지막으로, 일종의 홍보랄까- 위에 스샷으로 남겼던 먀오찬네루(?) 첫 화 중 한국어로 소개하는 부분을 가져와봅니다. 실시간 방송을 빼면 모든 영상에 한글 자막이 있어서 한국인이 보는데 문제 없는 채널입니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