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파견을 마치고 국내에 귀국을 한 사람으로서, 여행이 아니라 해외근무를 하고 온 것이라서 한국에 올 때마다 COVID-19로 인한 조치가 달라지는 걸 몸소 느끼게 되네요. 올해 1월 초에도 귀국을 한 적이 있는데 불과 3개월 사이에도 변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경유지인 미국으로 가면서 겪은 건 일반적으로 겪을 일이 없는 것이니 넘어가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것에 대해 '3개월 사이에 바뀐 것'이 몇가지 있었습니다.

 

1. 해외입국자 PCR 음성확인서 적합기준

올해 2월부터는 입국시 COVID 음성확인서를 갖고 있지 않은 내국인은 2주간 시설격리(외국인은 입국불가)를 하게 된다고 합니다. 어차피 입국하면 무조건 격리잖아..할 수 있지만- 시설격리 발생비용을 개인에게 청구하기 때문에 200만원 가까이 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게 아무 종이나 들고 오면 되는 게 아니더군요.

- 검사방법은 항원-항체 반응은 인정되지 않고 유전자 검사 반응, 그러니까 PCR만 됩니다.

- 발급시점은 출발기준 72시간 이내이면 되는데.. 검사일자/발급일자 모두 나와야 합니다. 따라서 날짜가 하나 쓰여 있는 거는 불인정.

- 날짜 이외에도 (여권과 같은) 성명 / 생년월일 / 검사방법 / 검사결과 / 검사기관명이 있어야 합니다. 입국하며 보니 검사기관명이 안 적힌 경우가 종종 있어서 증빙을 보완하시는 분이 있더군요.

- 검사결과는 '음성', 'negative'만 인성입니다. 당연히 '양성'이면 안 되는데(..) 음성으로 나오는 게 당연한 건데 왜 적었는지는 밑에서 다시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발급언어 : 한글 또는 영문만 인정됩니다. 그 외의 언어는, 영문 번역본 및 번역인증(개인의 경우 대사관 인증이 일반적)이 필요하다고 하네요.

 

한국에 있는 입장에서는 크게 어려운 점이 없어보이는데.. 남미에서 오니까 생각보다 골치가 아프더군요. 우선, 사용언어가 스페인어이고 주변 나라를 둘러봐도 스페인어/포르투갈어(브라질) 밖에 없는 동네에서는 영문 발급이 어렵습니다. 담당자가 영어를 잘 모르고, 안그래도 일이 많다보니 영문으로 발급해주지 않더군요. 대사관도 대면업무가 최소화된 상태라서 출국 직전에 연락해서 부탁해서 해결될 상황도 아니더군요.

영어권이 아니면서 또 하나 생겼던 문제로.. 자기네 말을 영어로 직역해서 영문본을 만들어 줬는데 하필 detectable이 스페인어랑 영어랑 스펠링이 같다보니 스펠링이 바뀌는 negative 표현을 안 쓰고 not detectable이라고 써서 주는 바람에 난리를 피웠습니다. ^^;

 

 

2. 지방으로 가는 KTX 시간

한국에서 제 발목을 잡은 건 이거였습니다.

2021년 4월 5일 새벽 기준

해외입국자는 일반적인 대중교통을 타고 귀가할 수 없습니다. 가까우면 특별택시를 타고 갈 수 있고, 경기권 일부까지는 버스가 있습니다. 그 외 지역은 가족이 모셔가거나.. 광명역까지 특별버스를 탄 뒤 KTX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요.

이 KTX의 수가 많지 않은데 변동이 있습니다. 4월에 타보니까 1월 초보다 숫자가 줄었더군요. 덕분에.. 대충 30분마다 있는 공항버스를 타고 광명역에 가는 것도 시간 제약이 있습니다. 저는 포항에 가야 하는데 입국 과정에서 문제가 있어서 1시간 넘게 지체되었더니 7시 조금 넘어서 버스정류장에 도착했구요. 그때라도 광명역으로 택시타고 갔으면 갈 수 있었을텐데 제가 어디 가는지 몰랐던 직원께서 버스승차장에 8시쯤 데려다주는 바람에.. 포항행 KTX 막차를 놓쳤다죠.

 

3. 막차를 놓치면?

KTX를 놓치면 어떻게 되냐면요.. 공항에서 버스 기다리는 자리에서 자야 합니다. 양성의 위험이 있으니 외부로 나갈 수가 없거든요.

여기서 하루 묵어야 합니다. 다행히 숙박비는 없고.. 오히려 새벽에 꿀물 하나 얻어먹었습니다. 이미 버스승차장까지 온 터라 운신의 폭이 무척 좁습니다. 사람이 없어서 밤새 티비 보며 느긋하게 쉴 수 있는 대기실..외에는 화장실과 엔젤리너스 하나가 갈 수 있는 전부더군요. 그나마도 엔젤리너스는 심야에는 안 하고 06시 오픈입니다. 밤에 배고프더군요. ^^;

다행히 충전 콘센트는 있고- 직원분들도 친절하긴 했는데.. 생각치도 않게 공항 의자에서 잠을 자게 되니까 많이 슬펐습니다. 파견을 마치고 온 터라 옷이 다양하게 있었기에 두툼한 옷을 꺼내서 덮고 잤는데 옷도 없었다면 정말 큰 곤란을 겪을 뻔 했네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냥 버스타고 간 뒤 광명역에서 잘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긴 엔젤리너스가 없는 대신 카드되는 자판기가 3개 있어서 심야에도 먹고 마시는 게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죠. 저는 아침에 거기서 삼각김밥 3개와 바나나우유를 샀는데요. 춥고 보호받지 못하는 곳이긴 한데 거기도 TV 있고, 화장실 있고, 자판기까지 있으니 대기할 만 하겠네요.

 

자각격리 자체는 1월에 이미 해봤고 그때와 차이가 없어서 별 문제 없는데요. 오히려 한번 겪어봐서 이번에 훨씬 준비를 잘 해서 아무 불편 없이 지내고 있습니다.

에그 배당 및 배송에 며칠 걸리는 걸 고려해서 입국 전에 와이파이 에그를 신청했기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인터넷을 빵빵하게 썼고, 식수/음료수 문제도 잘 해결했고(2주간 먹는 물의 양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격리때 필요한 것도 미리 마트배송시켜서 바로 썼구요. 배송은 잘 되었습니다. 제가 하루 늦게 도착했을 뿐. 빈 집에 택배 왔다고 관리사무소에서 제게 전화했다죠.. 지난 번에 온도계를 찾아둔 덕에 자가격리 중 체온 체크도 손쉽게 하고 있구요. 배달음식도 잘 시켜먹었고.. 집에 도착한 뒤로는 불편함이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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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술라니 이야기(?)를 이어서 해야 하는데.. 갑자기 불쑥 다른 주제가 끼어들게 되었습니다.

 

요즘 할일이 없고 여러가지로 심란해서 유튜브를 많이 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영상은 아이돌 관련인데, 유튜브라는 게 가~끔 신기하게도 제가 생각치 않은 것들을 보여주더군요.

이번에 유튜브의 알고리듬이 안내한 예상치 못한 영상은..

이거였습니다. 수십년(!)을 완전히.. 잊고 있던, 어렸을 때 멍하니 쳐다봤던 그 영화. Never Ending Story의 OST네요.

대체 언제적 영화이길래 포스터가 이 모양이지 싶은데.. 검색해보니 1984년 영화로군요. 누가 공감해주기 어려운 주제 확정! CG도 없던 먼 과거의 영화라서 지금 다시 보면 어릴 때의 감동이 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의 기준에서도 스토리나 구성이 어마어마했던 명작입니다.

오히려 이제는 너무나 시각적인 것들이 많이 발전해서 그런 걸까.. 이런 작품이 나오지 않는 것 같네요.

한가지만 더 얘기하자면, 영화를 봤던 어린 시절에는 몰랐지만- 이게 독일 감독이 만든 작품이더군요. (그리고 그 독일 감독은 이로부터 20년 뒤에 브래드 피트가 나오는 '트로이'라는 영화를 만들었구요.) 그리고 원작도 독일 동화입니다. 그 작가가 '모모'라는 작품으로도 유명한 미하엘 엔데였군요. '모모'는 한국의 집 책장에 꽂혀 있는데 그 책도 그렇고, 이 '끝없는 이야기'(동화 이야기이니 책 제목으로 씁니다)..의 스토리도 그렇고.. 동화이지만 생각할 게 많은 작품을 쓰셨네요.

 

그리고 저 위의 OST를 듣고 나서 별 생각없이 아래의 추천 목록을 보다 보니 또 하나의 옛날 추억이 있더군요.

슈퍼맨! 나온 연도로 말하자면 1978년 영화로군요. (..)

슈퍼맨.. 추억을 섞어서 이야기하자면, 조커는 배우마다 다른 명품연기를 보이고 얼핏 생각해도 세 명은 떠오르는데, 배트맨도 두 명은 떠오르는데.. 제게 슈퍼맨은 크리스토퍼 리브 뿐인 듯 합니다. 영화에서의 모습에서도 이후 슈퍼맨의 이미지를 정의하는 수준의 명품이었지만- 그의 삶 마지막 10년은 진정한 슈퍼맨, 희망의 상징이었으니까요.

슈퍼맨 하면 또 하나 이야기할 게 있죠. It's a bird... It's a plane... It's (   )의 빈 칸이 원래 superman이죠. 이건 1960년대 뮤지컬까지 올라가는 이야기라는데.. 어쨌든 문구는 알고 있습니다.

오리진 홈의 문구는 대부분 뭔가 유명한 (정확히는, 7~80년대때 유명했던) 대사들의 패러디던데.. 그 중 슈퍼맨에 대한 것도 있어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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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즈4 이야기만 수십개 쓰다가 간만에 심즈4에서 벗어난 글입니다. 이전 글도 랜덤 레거시 플레이였고 다음 글도 랜덤 레거시 플레이 이야기가 될 예정입니다.

지난 글에서 아사도 이야기를 하면서 친숙한 주제라고 적은 김에 별도로 간단하게 적자면.. 저는 현재 스페인어도 모르는 주제에 아르헨티나에서 일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래서 생활하면서 보는 풍경도 한국과 다르다 보니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싶네요.

사람을 검열하는 데에는 스마일맨이 적격이죠.

우선 선보이는 사진의 주인공은.. 심즈를 하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바로 그 단어, llama입니다. l이 두 개 붙어있는 것에 대한 발음이 나라마다 다른데.. 스페인어 안 쓰는 곳에서 별 생각없이 읽으면 라마..가 되고, 스페인에서는 야마..라고 하는 것 같은데 이 동네에선 쟈마..라고 읽습니다. 전세계에서 이 근처에서만 사는 동물인데 무척 유명하죠.

여기서는 그보다 작은 동물인 alpaca도 자주 보이고 (알파카는 많이들 아실테죠) 정말 많이 보이는 게 vicuña라고 하는 녀석인데.. 라마 친척인 주제에 생긴 건 사슴같이 생겼습니다. 이게 멸종위기종이라서 죽이면 안 된다길래 로드킬 안 하려고 조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동네 호수에는 플라밍고가 사는데 생각보다 분홍색이 진하지 않더군요. 영양상태가 부족하면 그렇다던데.. 역시 먹을 게 별로 없는 곳인가 봅니다.

주변에 먹을 게 별로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해발 4630m..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인 한라산 정상도 2천이 안 되는 터라 아마 상상이 잘 안 될 겁니다. 숨쉬는 것 자체가 일이고- 생각없이 뛰었다가 후회하며- 실제로 숨 못 쉬고 죽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은 익숙해졌는데, 예전에는 정말로 잘 때마다 '이렇게 누웠다가 영영 못 일어나면 어쩌지?'했습니다.

산림한계선을 넘어서는 지역이라서 나무가 없구요.. 이런 풀만 자라더군요. 잘 모르지만 선인장의 일종일 겁니다. 만져보면 따갑더군요. 그나마 지금이 초여름이고 푸르른 계절이라 저 정도 색이지, 겨울에 보면 정말 누렇습니다.

차타고 한참 내려가서 해발 3000미터쯤 되면 익숙한 선인장이 보이더군요. 나무가 안 자라니까 나무 대신 저렇게 선인장이 있네요.

한참 내려가면 슬슬 나무가 나오긴 하는데.. 저 뒤의 산이 녹색이고 빨간색이고 하는 건 숲이나 단풍나무가 있어서가 아니고 그냥 흙색이 저렇습니다. 자세히 보면 산에 나무는 하나도 없는데 알록달록하더군요.

해발 4천미터에서 뭐하는지는.. 저는 블로그에 직장 이야기를 안 쓰려니 넘어가고 검색해보면 아실 수도 있습니다. ^^

 

이게 이 동네의 Asado입니다. 한국식으로 풀어쓰면 숯불 갈비 구이 비슷한 것인데 보통 저렇게 잘라서 나눠주더군요. 소박한 잔치음식 같은 개념인데..

심지어 회사 식당 메뉴로도 가끔 등장합니다. 짜고 기름져서 밥반찬으로 괜찮더군요.

그리고 또 하나의 대표음식으로 empanada가 있습니다. 생긴 것과 같이 구운 만두와 비슷합니다. 속에 소고기가 들어있기도 하고, 치즈가 들어있기도 하더군요. 간단히 식사할 때 콜라 한 병에 만두 몇 개 먹을 때가 많습니다. 콜라는 한국에도 많이 있는 음료입니다만- 여기 사람들은 탄산음료을 입에 달고 살다시피 하더군요. 사탕수수가 많이 나오는 지역이라 그런지 콜라가 한국보다 더 달고 맛있습니다. ^^

아르헨티나는 좋은 나라입니다~ 소고기가 무척 싸거든요. 요즘엔 코로나 때문에 밖에 잘 안 나가는데- 요즘에 소고기 구이 한 접시면.. 현재 환율 생각하면 한 3천원 나오려나 싶고.. 마트에서 소고기 1kg 사면 6천원쯤 하는 동네입니다. 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으니 시간이 지나면 더 저렴해지겠네요. 농담 약간 보태서 한국인이 밥먹듯이 여기는 소고기를 먹고, 돈 없으면 소고기나 구워먹어야 하는 동네입니다.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소고기가 그렇게 싸고 맛있으며, 밀가루도 싸고 좋은데.. 햄버거는 한국과 비슷한 가격에 비슷한 맛입니다. (맥도날드가 스테이크보다 비싼데 맛이 없어요..)

심즈4 하면서 asado나 choripán(이거 자체는 이번 글에 안 나왔지만, 이게 소시지 샌드위치 같은 것인데 그 소시지가 되는 chorizo는 위에 나왔습니다.) 같은 게 나오는 게 반가워서 써봤습니다. Chimichurri 소스는 사진 찍어둔 게 없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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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씩 연결중...

일상잡담 2020. 10. 13. 10:16

와, 어느덧 이 블로그에서 글을 20개 적었네요.

이제까지는 주로 심즈4 이야기를 적었는데, 원래 이 공간을 살렸을 때에는 심즈 이야기만 적을 생각이 아니었구요. 뭔가 채우고 싶었는데 여기서 '회사/일 얘기 안 하고' 쓸 수 있는 게 심즈 외에는 마땅치 않네요. 아무래도 외국에 있고, 일할 때 말고는 고립에 가까운 삶을 살다보니 어쩔 수 없나 봅니다.

글을 20개 정도 쓴 뒤에 원래 갖고 있던 도메인과의 연결을 조금 더 강화했는데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할까 합니다.

현재 이 곳에 들어올 수 있는 주소가 2개가 있는데요. 티스토리니까 gem486h.tistory.com 으로 쳐도 되고, 2차도메인 (왜 이걸 2차라고 하는거지.. secondary라서 그런가..)인 blog.gem486h.pe.kr 로도 들어올 수 있습니다. 하나의 블로그를 2가지 주소로 들어올 수 있다니, 뭔가 꼬일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아직까지는 별다른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둘 다 보안접속(https) 잘 되고 글 잘 보이면 되는 거죠. 그리고 이제는 gem486h.pe.kr만 쳐도 여기로 납치됩니다.

예전에는 저만의 웹공간을 가지는 것에 관심이 많아서 블로그도 오랜기간 썼고, 나만의 공간 마련을 위해 무려 서버 호스팅까지 써본 적이 있는데 (쉽게 말해서 컴퓨터 한 대를 인터넷 공간에 올려놓고 쓴 거죠. 한달에 10만원 넘게 나갔습니다. ㅠㅠ) 이제는 서버 보안관리할 능력도 안 되고 그렇게까지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지도 않다보니 규모를 많이 줄였습니다. 그런데 웹호스팅을 얼마 전에 연장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비용은 얼마 안 하니까 돈이 아깝지는 않은데 이걸 어떻게 써야 아쉽지 않을까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01
버려진 공간은 늘 이모양이 되더군요.

일단 (적어도 제 몸이 한국이 아닌 이 동네에 있는 한) 계속 플레이하게 될 게임이라는 확실한 주제가 있고, 계속 찾아와서 관리하는 곳이니 당분간 여기를 메인으로 삼을 생각입니다만- 블로그를 부활시켰던 목적 중 하나가 '글쓰고 생각하는 연습하기'였는데 게임 이야기가 그 목적에 맞지는 않네요. 글을 조금이라도 길게 쓰면 누구보다, 제 자신이 읽기가 짜증이 나는 상황이라 글을 길게 안 쓰니까 연습이 전혀 안 됩니다.

포스팅을 20개쯤 하면 뭔가 기틀이 잡히겠거니 했는데, 아직은 이곳을 어떻게 채울지에 대해 고민이 더 필요한 상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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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사설망(Virtual Private Network)이란.. (위키 링크)

사설망이란 특정 기업이나 조직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네트워크를 칭합니다. 회사 내부 회선이 일반적이겠지만, 집안에 공유기 하나 놓고 그 안에서 컴퓨터랑 핸드폰이랑 연결한 것도 사설망입니다. (우리 가족이란 특정 조직이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네트워크.. 맞죠.) 그런데 사설망이라는 게 꼭 물리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곳에서만 필요한 게 아니죠. 예를 들면 회사가 여러 지역에 있는 경우, 그걸 모두 물리적으로 연결할 수는 없으니 가상의 사설망도 가능할 겁니다.

규모가 다르고 방식이 조금 다를 뿐, VPN이나 집의 인터넷 공유기나 비슷한 것이라고 보면,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때의 IP가 공유기 IP로 나오는 것처럼 VPN을 통해서 인터넷에 접속하면 VPN 서버의 IP로 IP가 세탁이 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특정 국가 접속불가인 서비스나 영상을 볼 때 우회하는 목적으로, 아니면 인터넷에서 악플달 때 자기 IP 숨기는 목적으로 VPN을 쓰곤 합니다.

 

... 이런 알쏭달쏭한 말을 쓴 이유는, 바로 그 목적이 아닌 VPN 사용에 대한 글을 쓰려구요.

저는 지금 외국에 나와 있는 상태인데요. 한국에서 엄~청 멀리 떨어져있다보니 한국의 인터넷 사이트를 즐기기 힘듭니다. 그래도 느리긴 해도 여기서 이렇게 블로그에 글 쓸 정도는 되었는데.. 며칠 전부터 갑자기

No puedo acceder a este sitio. Entonces no puedo escribir publicaciones.

티스토리가 안 되더군요. 티스토리만 안 되는 게 아니라 daum에 관련된 거 싹 안 되었구요. 다음과 한 회사인 카카오 관련된 거 싹 안 되어서 카톡도 안 됩니다. 네이버도 안 되긴 했는데 저는 네이버 관련된 거 이용하는 게 없어서요.. ^^;

갑자기 손발이 묶인 기분이었는데.. 이것저것 해보다 보니 wi-fi가 아니라 데이터를 쓰니까 티스토리, 카톡 모두 느리게나마 되더군요. (왜 느리냐면.. 여기는 가장 가까운 인구 1만 사는 도시가 360 km 떨어진 곳이라서 데이터 막대기가 1개 뜨거든요.) 힘들게 힘들게 블로그 댓글도 달고, 카톡도 하면서 결국 한국에서 여기를 막은 게 아니라 여기 인터넷 회선의 문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여기 인터넷 회선의 영향을 안 받을 방법이 없을까 생각을 하다가 떠올린 게 VPN이었습니다.

유료 VPN이긴 한데 한달 12달러쯤, 원활한 카톡을 위해 쓸 수 있습니다

유료 VPN 가입해서 해봤는데.. 과연 이걸로 될까 싶긴 했지만, 30일이내 취소시 전액환불 믿고 질러봤습니다.

반갑다, 티스토리 첫화면

되네요. ^^

물론 속도는 느리지만 'VPN 서비스에 접속만 된다면' 그 네트워크를 써서 한국에 접속하는 거라서 접속이 가능해지네요. 고를 수 있는 서버가 많으니 하나가 느리면 다른 데 쓰면 되구요. 마음에 듭니다.

이제 다시 티스토리에 글 쓸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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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추석이라는데.. 지구 반대편이라서 추석의 느낌을 전혀 느낄 수 없는 우울함에 빠져서 쇼핑으로라도 시름을 잊을까 하여 추석맞이 지름을 실행하였습니다. 무려 10만원어치입니다. ^^

[고화질세트] 3X3 EYES (전40권/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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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ZO TAKADA

평범한 고교생인 후지이 야쿠모는 알바를 가던 중 길에서 소매치기를 당한 중국인 여자 아이 파이를 도와주게 된다. 알고보니 그녀는 티벳에서 아버지를 구해준 소녀였다. 파이는 아버지가 오래도록 찾아다닌 불로불사의 주술을 쓰는 환상의 민족 삼지안흠가라의 생존자로, 생물학적으로 사람과는 다른 진화...

이제는 블로그라는 것 자체가 별로 없음에도 이렇게 책정보를 보여주며 소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남겨둔 Y사에 감사를 드리며.. 이제라도 볼 사람이 있을지 모르니 스포일은 안 하고 소감만 적습니다. (^^)

 

깊숙하게 아는 전문가가 많으니 설명하기도 부담스럽고, 막상 설명하려고 해도 전체 내용을 뭐라고 설명하기 힘든 책이긴 한데- 잘 만들어진 이야기였다고 생각하기에 다시금 보고싶어서 큰맘먹고 질러봤습니다. 스토리는 위에 나온 대로..이고 야쿠모라는 소년이 아버지 잘못 만난 죄로 환상의 종족인 삼지안인 파이를 만나 고생하는 이야기..로 요약가능한데 그냥 저렇게 요약해버리기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이야기입니다.

간단하게 소감을 적자면, 그 시절 수많은 소년들(?)의 마음을 흔든 작품입니다. 참 대단한 작품이라고 생각하는 게, 주인공이 점차 강해지며 적을 무찌르는 판타지 모험극이라 조금만 연출이 약해지면 밋밋해지기 마련인데 쓰고보니 중간의 20여권은 밋밋했던 것 같은데? 청춘만화같은 아련한 심리도 나오고, 주인공이 세봐야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어서 그런지 강해지는 것이 스토리를 밋밋하게 만들지 않으며, 평상시에 접하기 힘든 힌두/티벳쪽의 신과 요괴를 등장시키면서 계속 신선한 느낌을 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여담으로.. 주인공의 이마에 있는 게 무슨 문자이고 그걸 보고 왜 '우'라고 하는지는 제가 중국 파견으로 수많은 중국어 속에 빠진 다음에야 깨달았습니다. 그게 그 우..였구나..했네요. 야쿠모 이마에 나시..라고 쓰여있었으면 몰입도가 10%로 떨어졌을 듯.

 

왜 이 책을 이제와서 새삼스레 구매했는가..하면, 이미 만화책으로 완결까지 봤는데 (스캔본으로 본 것은 아닌 게, 이 책의 한국어 완결이 2003년입니다.) 엔딩이 열린 엔딩에 가까운 터라 못내 아쉬웠는데 문고판이 나오면서 작가가 외전 내지 후일담을 짤막하게 연재했다고 하더군요. 그 세 편..을 한글로 제대로 떳떳하게 보고 싶은 마음이 강했고 그것만 보면 앞부분이 기억이 나지 않을테니 몽땅 샀습니다. 몇년 전에 인터넷(..)을 통해 일본어로 보긴 했는데.. 그때는 이미 일본어를 많이 까먹은 상황이라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겠더군요.

그런데 지금 다시 봐도.. 30년도 넘은 만화인데도 3x3 eyes 초반 10여권은 훌륭해서 구매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림체는 최근인 외전이 오히려 더 안 좋..

그리고 이제야 제대로 이해하게 된 후일담을 통해.. 주인공들이 그렇게 행복을 찾게 되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너무나 거대했던 후반부에 비해 잔잔한 후일담이지만, 하고픈 말은 딱 전한 느낌이랄까나요. 스토리 상으로 더 나아간 게 없지만 끝을 보여주지 않은 엔딩으로부터 거의 10년(제가 한글판 후일담을 보기까지는 17년)동안 궁금했던 '그래서 주인공들은 그 뒤에 어떻게 되었을까'에 대해서 보여주고 마무리되었기에 이제야 다 봤다는 느낌이 드네요.

 

덧1) 그리고 이 글을 적으면서 새삼 알게 되었는데.. 후속작 한글번역본이 슬슬 나오기 시작하네요. 환수의 숲의 조난자 1권이 20년 9월 18일 발매! 따끈따끈한 신간이라 e북으로 나오려면 멀었을테고 한국에 돌아가면 장만해봐야겠습니다. 표지에 떡하니 야쿠모랑 삼지안이 나오는데 외면할 수가 없네요.

덧2) 저자인 타카다 유조 작품은 이거 말고 '환상인형괴담'(전 5권)이라는 작품도 봤습니다. (더 유명한 작품도 있는데 제가 본 건 그거 뿐입니다.) 그것도 그렇고.. 완결까지가 100이라고 하면 40까지는 엄지 척..인데 마무리해야 할 곳에서 제대로 못 끊는 건가 싶은 생각이 살짝 듭니다. 이건 워낙에 길어서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데, 5권짜리도, 2권까지가 (스토리상 프롤로그는 맞는데) 몰입감이 엄청난 게.. 이야기를 벌이는 것은 정말 타고난 분이고, 유지하는 게 그만큼까진 아니신 걸로.. 장르도 비슷한데 그 방면의 전설이 될만한 분으로 오기노 마코토가 계시구요. 공작왕은 1부만으로 스토리까지 완벽했습니다..

덧3) 제 인생 만화..까지는 아니지만, 꽤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 게- 그림 예쁘고 스토리 좋다..에서 끝난 게 아니라 여기서 '이런 신화세계가 있었나'하고 힌두신화에 관심을 꽤 가졌고 관련 서적도 사서 봤었습니다. 지금 와서 보면 모두 지난 세기의 일.. 우울한(?) 학창시절을 버티게 한 무궁한 상상력의 시발점이 되었는데 그때의 공상에 영향을 미친 또 하나의 작품은, 나중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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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재가동!

일상잡담 2020. 9. 28. 08:38

쉬었던 기간이 얼마나 되는가 생각하면 거의 유적에서 발굴하는 기분이 드는데.. 어쨌든 블로그라는 것을 다시 시작해볼까 합니다. 몇년이나 쉬고 있다가 다시 쓰려니까 어색한 점이 많군요.

그런데 블로그조차 하지 않으니까, 파워포인트 보고자료 외에 제대로 된 글을 쓸 일이 너무나 없어서 누가 보지 않더라도 글이라는 것을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는 설치형 블로그를 주로 썼지만- 이제는 제가 블로그 설정에 많은 관심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서 특별한 설정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잘 관리될 수 있는 곳을 찾아왔습니다. 굳이 티스토리를 고른 이유는 제가 TTML 문법에 익숙하고 HTML 편집하는 것을 좋아하다보니, 태생적으로 텍스트큐브랑 비슷한 점이 많은 티스토리에 끌리게 되네요. 이 글만 해도 에디터로 쓴 다음에 쓸데없이 달린 span 태그, 공백을  로 나타낸 부분을 HTML 모드 들어가서 정리했는데, 다른 동네는 이런 거 못 하잖아요. 그거 못하면 얼마나 찜찜한데요..

대표적으로는, 제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SSL을 알아서 잡아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드네요. 보시다시피 개인도메인 연결한 것에 대해서도 잘 잡아줍니다 이런 곳까지 SSL이 필요한지는 모르겠지만.. 해주니 좋네요. 설치형을 포기하면서 XML 백업같은 것을 포기해야겠지만- 이제는 블로그를 리셋하거나 옮기지 않으면 되겠죠.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가꾼 블로그 서비스를 이용하니까 스킨이 바로 화사해질 수 있어서 무척 마음에 듭니다.

방치할 당시에 신경쓸 이유도 없었겠지만, 이렇게 기본스킨같은 게 깔려 있었는데,


스킨만 바꿔도 블로그가 이렇게 뭔가 있어보입니다. 왠지 한강을 바라보며 블로깅하는 기분. ^^


비공개로 저장된 글을 보니 이 곳을 무려 9년이나 버려뒀더군요. 당장.. 이 글이 2011년 7월 1일 23시 44분 등록이더군요. @.@ 그리고 9년의 시간이 무척 길다는 게 느껴지는 게.. 제 원래 닉네임을 쓴 블로그를 분명 어딘가에 만들었는데 그게 어떤 메일주소였는지 찾지 못하겠어서 중복되지 않는 닉네임을 새로 썼습니다. 티스토리라는 게 생길 때 이미 블로그를 했던 터라 닉네임을 뺐길 일이 없건만 스스로에게 닉네임을 뺐겼네요. (ㅠㅠ)

예~전에 썼던 티스토리라는 공간이 아직은 어색한데 차차 익숙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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